어떤분이 문의를 주신 내용인데요
강원도 춘천시 사찰, 청평사에 있었던
극락보전 단청과 옻칠에 관한 내용입니다.
청평사 극락보전이 옻칠 단청을
적용한 건축 이라는건 알겠는데,
옻칠기둥 색상을 ... 흑백 사진으로
판별 할 수 없지 않냐 ? 기둥 색상을
어떻게 알고 계신거냐...?
라는 질문을 받아서 이렇게
짧게나마 글을 작성해봅니다.
제가 기둥 청평사 극락보전
옻칠단청 기둥 색상을 알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냥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청평사 극락보전 외부 기둥은
검은색 흑칠같은 옻칠을 칠했고
내부 기둥은 주칠로 옻칠을 했다.
라고 1936년 일제가 수리했을때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청평사 회전문 수리보고서에
저렇게 기록되어 있는데요,
이 내용은 1936년부터 2년간
수리한 기록을 옮겨적은 것 입니다.
일본이 남긴 기록물 이름은 이렇습니다.
쓰기야마 신조 (杉山信三)
< 춘천 청평사극락전 및 회전문 현상변경 이유서 >
(春川淸平寺極樂殿 及 廻轉門現 狀變更理由書)
상모서방 (相模書房)
< 韓國の中世建築 = 한국(韓國)의 중세건축(中世建築) >
1937년 한참 수리할 때 작성한 기록에
청평사 극락전 기둥색상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록해놨다고 합니다.
여튼 기록에 의거하면 외부는
이렇게 어두운 흑색 옻칠 기둥
이라고 합니다.
漆塗 = 옻칠할 칠 / 칠할 도
黑色 = 검을 흑 / 빛 색
外部 = 바깥 외 / 떼 부
그리고 색상은 개인적으로는
흑갈색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철가루 섞은 완전 검정색 흑칠이 아니고
천연 정제 옻나무 원액을 사용한 흑갈색 옻칠색상
혹은 흑갈색 안료 기둥이라고 저는 추정하는데요,
같은 조선시대 건축 자료인 감실의
기둥이 흑갈색에 가깝기 때문이고,
극락보전 흑백 사진을 보면 완전
검정색 처럼 보이지 않기도 하고...
그리고 윗쪽 사진처럼... 건축물 기둥에 옻칠을
사용할 때 ... 흑칠도 자주 사용하지만... 좀 더 자주
사용하는게 갈색빛이 도는 흑갈색 기둥이라서 입니다.
그리고 청평사 극락보전 내부 기둥은
옻을 섞은 주칠로 기둥을 단청했다고 해요.
( 內部 = 內 = 안내 / 떼 부 )
( 朱漆 = 붉은 주 / 옻칠할 칠 )
근데 특이한 점은, 기둥이 유리처럼 빛나며
거울마냥 반사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목심건칠 이라는 공법으로 추정되는
꽤나 특이한 옻칠공법이 적용된 단청으로
추정 할 수 있습니다.
일제시대 청평사 극락보전 내부 붉은색
옻주칠 기둥 기록 교차검증 및, 거울처럼 기둥이
빛나며 반사 한다라는 기록은 바로 이것 입니다.
그 기록은 바로 [ 춘천읍지 ] 라고 합니다.
엄황선생 ( 嚴惶 : 1580년~1653년)
께서 작성한 춘천읍지 = 春川邑誌
내용을 요약하면, 이런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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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春川邑誌 = 춘천읍지 청평사 관련 기록 : 17세기 기록 -
普雨= 보우선사가 문수원을 중수하였고
慶雲山 萬壽聖 淸平禪寺 = 경운산 만수성 청평선사라고 하였다.
法殿= 법전이 있고, 能仁殿= 능인전 동쪽에 九光殿= 구광전과
四聖殿 = 사성전이 있으며 구광전은 日月星辰 = 일월성신을 그렸고
사성전은 = 儒佛仙道 유불선도의 네가지 책을 수록 하였다고 한다.
북쪽에는 극락전이 있고 보우가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굉장히 화려하며 황금으로 불좌를 조성하고 집의 네 모서리를...
기둥과 서까래를 모두 가느다란 모시로
먼저 둘러 싸고 , 다시 전체를 옻칠하고
마지막으로는 주홍으로 윤색하니 접촉하는
물상이 비치는 바, 빛나는 것이 거울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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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기둥과 서까래를 모시로 한번 두른 다음
옻칠과 주칠을 시공했다는 것 입니다.
나무를 면직물로 두른 다음
그 위에 옻칠을 바르고, 그 후 안료를 추가로
바르는 공법은 지금도 자주 사용하는 공법인데요,
그 공법이 바로 [ 목심건칠 ] 이라고 합니다.
옻칠 공법중에 하나라고 알려져 있으며,
건축용 공법은 아니고 그릇이나
조각품 같은 데코레이션 제품을
만들때 사용하는 공법 입니다.
목심건칠은 옻칠공법중에 하나이며
제작 공정은 대략 이렇다고 한답니다.
일단 흙이나 나무뼈대로
적당히 원하는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다가 면직물이나, 한지를 붙여서
원하는 모양을 잡아가며 면직물이나
한지에 옻칠합니다.
옻과 면직물을 몇겹씩 발라서 두껍게
틀이 완성되면, 속안에 뼈대용 흙 or 나무를
다 뺍니다. 그 후 옻칠된 면직물 / 종이만 남깁니다.
춘천읍지에 기록된 내부기둥과 서까래
옻주칠 방식을 보면... 먼저 모시로 두르고
그 위에다 옻칠하고, 다시 주칠했다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전형적인 목심건칠 방식 입니다.
건물 기둥과 서까래에 목심건칠을 사용한 것이죠.
조금 다른점이 있다면, 데코레이션 제품에
사용할때는 내부 흙 or 목심을 다 걷어내지만...
건축물 나무 기둥에 사용했기 때문에
기둥이 그대로 있고, 기둥 겉면에는
옻칠된 모직물층이 붙어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공법인... 나무기둥 표면에 바로
옻칠 + 주칠을 칠한게 아니라...
기둥 겉면에 모시라는 직물에
옻을 칠해서, 기둥 겉면에
직물이 붙어있는 것이죠.
어째서 건축물 기둥에 목심건칠
옻칠 공법을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 한가지는
조선시대 건축 옺칠 단청은 특이하게도...
목심건칠을 사용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 하나 더!
중국 / 일본에서 사용하는 주칠안료,
그니까 초고추장 마냥 아주 새빨간 안료를
사용했다고 춘천읍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기둥에 주칠을 사용했다는 기록 + 실제로 실물 주칠기둥이
발견되어 , 서로 교차검증이 확실하게 검증된 사례는
청평사 극락전이 유일합니다.
국내 전통건축 중에서
유일한 사례 입니다.
( 주홍 <- 우리나라 주칠 안료 명칭 )
그래서 내부 기둥은 목심건칠
공법을 적용한 옻칠단청인데...
외부 기둥은 아닐수도 있어요.
외부 기둥같은 경우는 흑색
옻칠 기둥이라는 기록만 있고
공법이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요.
기록이 없기 때문에... 어떤 옻칠 공법을
사용했는지는... 솔직히 모릅니다. 그저
흑백 사진만 보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
제가 옻칠공예 전문가가 아니고...
전공 분야도 아니라서 솔직하게...!!
사진만으로는 저도 잘 몰라영... ㅋㅋ
그래도 나름 몇일간 옻칠 공예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했거든요!?
그 공부내용을 바탕으로 청평사
극락전 외부 기둥을 판단해보면...
정제 투명칠이라고
정제한 옻을 기둥에 직접 바르되,
10회 이상 바른 두꺼운 옻칠이
100년간 산화되어 두껍게 층이
남아있는 걸수도 있고...
혹은 흑갈색 안료인 [ 다자 ]
안료를 섞은 옻칠공법 일수도 있어요.
^ 윗사진 출저 : 금강그린 공식블로그 ^
https://blog.naver.com/greenuru/
최근 한옥에 옻칠을 시공하는
사례도 꽤나 많은데요, 보통
나무위에 바로 옻칠을 칠하며
정제한 옻을 5회정도 바른다고 합니다.
근데 금강그린 옻칠 한옥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죠? 옻칠을 5번만 칠하면 나뭇결이 다 보여요.
^ 윗사진 출저 : 보나르떼 디자인 ^
https://blog.naver.com/bonarte/
그러나 윗쪽 보나르떼 디자인 사무실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료를 사용하지 않은 , 순수한 옻칠인데
시공 방법에 따라 색이 점점 진해지면서...
나뭇결이 안 보이는 수준까지 두껍게
옻을 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건칠로 만든 기둥입니다.
모시나 종이로 기둥을 덮어서
만드는 건칠공법을 사용하면
종이나 면직물 때문에 옻을 두껍고
짙게 칠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여튼
그래서 나뭇결 자체가 안 보입니다.
근데 안료를 섞어서 칠하기도 하는데
다자라는 흑갈색 안료를 섞어 사용하면...
정제된 옻만 두껍게 바른거랑
초보는 구별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극락보전의 흑백사진에 남아있는 옻칠은
솔직히 구별하기 쉽지 않을수밖에 없네여...
청평사 극락보전 외부 기둥은
일단 나뭇결이 옻칠에 가려 안보이고
사진만 보면 아예 검정색은 아닌듯 합니다.
옻만 사용한 흑갈색의
목심건칠일 가능성도 있고...
혹은 다자 안료를 섞은 옻칠일수도,
혹은 정제된 옻을 10회 이상 두껍게
나무에 직접 바른 일반적인 옻칠공법
일수도 있죠. 3개중에 하나는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청평사 극락전 내부는
서까래까지 모조리 유리처럼 빛나는
옻주칠 단청을 시공했다는 내용이며,
기둥과 서까래를 면직물로 둘러서...
그 면직물 위에 주칠과 옻칠을 칠하는
보통 장식품 만들때 사용하는 목심건칠
공법을 사용한 되게 특이한 사례 입니다.
또한 주칠안료를 사용했다고 확실하게 기록돼
주칠 안료를 가둥에 직접 사용한 극소수 사례 입니다.
일제시대 1936년 청평사 극락보전은 내부 기둥이
주칠 + 옻칠이 되어있다고 기록했습니다.
17세기 강원도 춘천읍지 기록 또한 ... 내부 기둥은
거울처럼 반사 되는 옻주칠 기둥으로 단청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게다가 옻칠 공법은, 목심건칠 기술을
응용했다는 아주 완벽한 기록이 있어서...
한국의 건축 단청에 사용하는 옻주칠 공법이
생각보다 특이한 방식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청평사 극락전 기둥은
외부 기둥은 어두운 흑갈색 옻칠 기둥 입니다.
공법은 알 수 없고 , 3가지 정도로 추정 가능합니다.
내부 기둥은, 목심건칠 기법을 활용한 옻칠단청이며
기둥 겉면에 모시를 두르고, 그 위에 옻을 한번 칠하고...
옻 + 주칠을 섞어 한번더 채색하여 마무리 한 주칠기둥 입니다.
고려시대 각종 기록에 등장하는 붉은 옻주칠 기록,
고려시대 불교회화에 주구장창 나오는 주칠단청,
봉정사 극락전 닫집 내부천장 추정 옻주칠 단청,
공민왕 회화에 등장하는 흑색 기둥과
전국에서 옻을 궁궐에 상납 받았다는 기록이
상상으로 그리거나 기록한게 아니며,
조선시대 옻칠 단청이 검증해주게 되면서
어느정도 신빙성이 많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福받으세요!
*참고사항 *
이 게시물의 내용은 25년 5월 1까지
연구된 내용을 기재한 것 입니다.
만일 추가적인 연구로 인하여 발생하는
기존 가설의 변화 / 변화된 연구 결과로 인한
이론 변화가 발생할 경우,
이 내용은 언제든지 변화 / 수정 될 것 입니다.
연구결과 변화로 인한 내용 수정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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